오늘은 <습유기>에서 유래된 고사성어 '복수불반분 (覆水不返盆)'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고사성어라는 것은 고사에서 유래된 한자어로 된 관용어로, '고사'란 유래가 있는 옛날의 일로 주로 역사적인 일을 가리키고, '성어'는 옛사람들이 만들어낸 관용어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네 글자로 된 단어가 많지만 짧으면 두 글자에서 길면 열 두 자까지 있습니다.
복수불반분 (覆水不返盆)
<습유기>에서 유래된 고사성어 '복수불반분 (覆水不返盆)'의 한자의 뜻을 그대로 풀이하자면 '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라는 뜻이며, 풀어서 내용을 알아보면 '일단 저지를 일은 되돌릴 수 없고, 한 번 떠난 아내도 다시 돌아올 수 없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복수불반분 (覆水不返盆) 한자 풀이
<覆 뒤집힐 복>, <水 물 수>, <不 아니 불>, <返 돌아올 반>, <盆 동이 분>
복수불반분 (覆水不返盆) 유래
주나라 문왕이 하루는 사냥을 나갔다가 강가에서 낚시하는 한 노인을 만납니다. 노인의 차림새는 남루하기 짝이 없었지만, 문왕이 노인과 이야기해 보니 그는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꿰뚫는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노인이 바로 나중에 강태공이라 불리게 될 여상이었는데요.
문왕은 여상을 스승으로 모시고, 자신의 아버지인 태공이 바라던 주나라의 인물이라는 뜻에서 태공망이라고 불렀습니다. 여상은 문왕을 만나기 전까지는 끼니도 제대로 잇지 못할 만큼 궁색한 생활을 하였는데 이런 어려운 가정형편은 돌아보지 않고 책만 끼고 살았던 까닭에 그의 아내는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친정으로 달아나 버립니다.
시간이 흐르고 나중에야 여상이 문왕을 만나 부귀공명을 이루게 되자 이 소문은 아내에게도 전해지게 되었고 그녀는 여상을 찾아가서 "예전에는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당신을 떠나게 되었지만, 이제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아 다시 돌아왔어요."라고 말했는데요.
그러자 여사은 잠자코 있다가 곁에 있던 그릇의 물을 마당에 쏟으며 "저 물을 그릇에 다시 담아보시오."라며 말합니다. 아내는 당황해 하며 물을 그릇에 담으려 하지만, 쏟아진 물은 이미 땅속으로 스며든 뒤였습니다. 여상은 차가운 표정으로 "한 번 엎지른 물은 다시 그릇에 담을 수 없소. 마찬가지로 한 번 떠난 아내도 다시 돌아올 수는 없는 것이요."라며 아내에게 말합니다.
오늘은 <습유기>에서 유래된 고사성어 '복수불반분 (覆水不返盆)'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일반적으로 옛날의 일을 유래로 하여 지금까지 내려온 고사성어는 시대가 지남에 따라 생명력을 잃어버리기도 하는데, 고사성어가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옛사람들의 가치관이므로 시간이 지난 현재의 시대정신과 조화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무작정 사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많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댓글